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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한복 살 때 이렇게 골라라!   06-03-26
김영조   6,397
 

생활한복 살 때 이렇게 골라라!




▲ 고름달린 생활한복 ⓒ 김영조



요즘 생활한복에 관심을 두는 사람들이 많이 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생활한복을 어떤 관점에서 골라 사야하는지 잘 모르며, 그것을 알려주는 데도 없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에게 생활한복 살 때 고민해야 할 것들에 대해 좋은 정보를
들려주고자 한다.

생활한복의 유래는 무엇일까? 이는 1980년대 말 민주화운동이 절정에 달하고, 이에 따라
민족적 자각이 운동가들 사이에 싹트면서 '의생활에서도 민족적인 모습을 띨 수
없을까?'라는 고민에서 생겨나게 되었다. 그래서 전통한복을 일상생활에서 늘 입을 수
있게 하려는 노력을 하게 되었고, 80년대 말부터 생활한복업체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물론 처음엔 승복이나 도복 같다, 심지어 중국옷 같다는 어처구니없는 말들을 듣게 되어
고전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던 것이 1996년 문화관광부가 '한복살리기'에 들어가
직원들에게 먼저 한복입기를 권장하고, 매달 첫째 토요일을 한복 입는 날로 정하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로 혼란스럽게 불리던 이름들이 정부가
공식적으로 '생활한복'이란 이름을 쓰면서 정리되었다.

하지만, 그런 생활한복의 봄도 잠시뿐, 외환위기가 닥치자 역시 생활한복의 위기도 같이
오게 되었다. 모방을 일삼던 서양옷 업체들이 서양옷 판매가 급감하자 생활한복이 잘
된다는 판단으로 생활한복 사업에 대거 뛰어들게 되어 외환위기 이전 7개이던 업체가
무려 70배가 넘는 500업체 이상으로 늘어 어지러웠다.

그뿐만 아니라 한복에 대한 공부도 전혀 하지 않은 업체들이 4~5만 원짜리 싸구려
국적불명 옷들을 양산하면서 소비자들의 실망도 덩달아 늘어갔다. 이래서 재구매 비율이
급속이 낮아지고, 업체의 채산성은 극도로 나빠지기 시작했다. 결국 몇 십 개 업체만
남고 모두 무너지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업계의 난립보다도 한복다운 한복을
찾기 어렵다는 근본적인 문제가 시장의 붕괴상황으로 몰아가 버린 것이다.

특히 전통을 계승하는 상품에서 '옛것을 올바로 지키면서, 현대에 맞게 재창조해야
한다'라는 '온고지신(溫故知新)' 정신을 잊어버린다는 것이 얼마나 엄중한 대가를
요구하는지 알게 해주었다. 옛사람들이 왜 대님으로 바짓단을 묶었는지 고민 없이 단순히
불편하다는 생각으로 무조건 대님을 없애는 행위가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이 된 것이다.


지켜내야 할 한복 특징들과 이를 왜곡한 생활한복




▲ 서양옷에 비해 건강에 아주 좋은 옷, 한복 ⓒ 뉴스툰



한복과 서양옷의 근본적인 차이는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한복은 넉넉하게 지어
몸을 여유롭게 하고, 또 몸을 가려준다는 것이다. 그에 비하면 서양옷은 몸에 딱 맞게
지어 몸에 스트레스를 줄 수 있으며, 몸을 드러낸다는 점이다. 또 한복은 몸에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는 점 말고도 한의학에서 말하는 건강 참살이옷이다. 만일, 이 특징을
버린다면 굳이 한복을 입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또 생활한복은 전통한복에서 출발했다. 전통한복은 그 뛰어난 아름다움에 비해 현대인들이
입기에는 약간의 불편함이 있다. 그것을 고친 것이 생활한복이다. 따라서 전통한복의
원형과 철학을 크게 훼손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살릴 수 있는 장점은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절대 필요하다. 무슨 일이든 중심으로 삼아야 할 건 철학이다. 철학을
배제한 일이나 물건엔 빈 껍데기만 남을 것이고, 허울만 좋은 것으로 추락할 것이 분명하다.

한복의 기본조건인 넉넉함과 건강을 대표하는 부위는 섶, 직선진동, 사폭, 대님 따위를 꼽을
수 있다. 이를 하나하나 짚어보기로 하자.

먼저, 섶은 위에서 아래로 넓어지는 옷감을 덧댐으로써 옷이 전체적으로 안정감과 넉넉함을
주도록 하고, 옷이 약간 줄더라도 속이 들여다보이는 문제가 없다. 그리고 맨 아래에
버선코를 닮은 섶코를 두어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생활한복은 이 섶을
생략하거나 위아래의 폭을 같게 만들고 있다. 심지어 어떤 유명백화점의 생활한복은 섶의
좌우를 뒤바꾸는 일을 벌여놓기도 했다.

여기에 팔과 몸판을 잇는 부분인 진동을 직선으로 하는 것은 한복을 짓는 방법인 평면재단의
결과다. 직선으로 하면 어깨 아래 가슴 부분에 주름이 잡히며, 넉넉하고 편안하게 한다.
그런데 이 주름이 보기 싫다고 서양옷처럼 진동을 몸 안쪽으로 파는(입체재단) 생활한복이
대부분이다.

남자 바지는 큰사폭, 작은사폭, 마루폭 등의 사폭을 붙여서 만드는데 이것이 바지를 넉넉하고
편하게 하는 요소다. 특히 사폭은 바지를 넓게 하여 공기층을 갖도록 함으로써 겨울은
따뜻하게 하고, 여름엔 시원하게 한다. 사폭이 넓으면 활동이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면 전통무예를 하는 사람들이 입는다는 걸 생각할 필요가 있다.

바지의 대님도 절대 양보할 수가 없다. 우선 대님을 묶어 바짓단을 내렸을 때가 맵시가 훨씬
아름답다. 그리고 대님은 한방의 두한족열(가슴 위는 차게 하고, 배꼽 아래는 따뜻하게)의
원리에 잘 맞는 것으로 찬바람을 막아준다. 또 양기의 남자에게 땅에서 올라오는 음기를
막아주는 구실을 하며, '삼음교'라는 경혈 자리를 묶어 자극함으로써 간장과 비뇨기 쪽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한다.

나는 여기에 더해 생각할 겨를이 없는 현대인이 아침에 대님을 묶으면서 하루를 계획하고,
밤에 대님을 풀면서 하루를 반성하는 시간을 갖는 귀중한 대님이라고 주장한다.

단순히 입는 이의 편의를 위한다면서 바깥쪽에 단추를 다는데 방바닥에 앉았을 때 베기는
문제가 있으며, 바짓부리를 좁게 줄여놓으면 품위는 포기할 수밖에 없다. 잃어버릴 염려와
묶기 어려운 점은 대님을 바짓단에 붙여줌으로써 해결할 수가 있는데 이런 고민 없이
대님을 버리고 있으니 안타깝기만 하다.

이런 점들 외에 또 중요한 것이 있는데 한복은 천연섬유로 지어야 한다는 점이다. 요즘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절대 필요한
조건이다. 가능하면 천연염색까지 해야 바람직할 터이다.

결론으로 한복을 넉넉하게 하는 중요한 디자인들의 재현과 천연섬유의 사용을 강조하고
싶다. 거기에 덧붙일 것이 있다면 남자들에게 필요한 지퍼 달린 안주머니와 겉 주머니
속에 손전화 주머니가 더 달린다면 바람직할 일이다.

피해야 할 것으로는 소변을 보기 위한 바지 앞의 지퍼와 허리의 고무줄이나 걸쇠
따위이다. 소변 용도의 지퍼는 지하철 같은 곳의 의자에 앉았을 때 보일 수 있어서 품위를
유지할 수 없다. 그리고 한가운데가 아닌 한쪽의 사폭선에 지퍼를 달기 때문에 보물찾기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허리끈을 잡고 바지춤을 내렸다 올리면 되는데 굳이 조금
더 편하자고 품위를 버릴 수는 없다.

또 허리를 끈으로 묶는 것은 허리를 넉넉하게 하여 살이 찌거나 마르거나 상관없이 입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또 그럼으로써 키만 비슷하면 내옷 네가 입고, 네옷 내가 입는 더불어
옷'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걸쇠를 하게 되면 허리에 딱 맞는 서양옷이 되어버린다.


생활한복에 대한 또 다른 편견들




▲ 여러가지 이름들 중 정부에 의해 생활한복이 공식용어로 지정되었다. ⓒ 뉴스툰


많은 사람은 생활한복에 대해 잘못된 편견이 있다. 생활한복을 사러 와서 "사철 입는 옷
있어요?", "반팔 한복 있어요?" 하고 묻는다. "서양옷에 사철옷이 있나요?", "반팔 양복
보셨나요?"라고 되물으면 우물쭈물한다. 서양옷에서는 요구하지 않는 조건을 한복에서는
요구하는 억지를 사람들은 부리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사철을 공용하는 옷이 있을 수 있을까? 상식적으로 가당치 않은 생각인데도
버젓이 질문한다. 어쩌다 외출복으로 사면서도 품위를 버리고, 간편옷(캐주얼)을
생각한다. 십만 원이 넘는 옷을 사면서 어떻게 아무렇게나 입을 반팔을 고른단 말인가?

또 무조건 반팔이 시원하다는 편견도 있다. 시원하다는 느낌도 사람의 생각에 불과하다는
것임을 모른다. 한창 더울 때야 반팔도 소용없다. 훌러덩 벗고 개울에 들어가 있으면
괜찮을까 속옷만 입어도 덥긴 마찬가지임을 모르는 소치다. 요즈음은 자외선이 심하여
피부암이 생길 수가 있어서 여름철엔 오히려 긴팔을 입으라고 피부과 의사들이 권하는
것을 그들은 모른다.

그리고 여름철 갑자기 소나기라도 오면 오싹함을 느끼는 데 긴팔을 입으면 훨씬 낫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또 초창기 때처럼 아직도 일부 사람들은 생활한복이 도복, 승복 심지어 중국옷 닮았다는
사람들도 있다. 정말 그럴까? 디자인 복식 개념으로 보면 전혀 아니다. 자주 접하지
않던 옷을 그저 이상하게 보는 편견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같은 한국 사람들이 입었던
것이기에 복식의 뿌리야 같을 수 있겠지만 도복이란 예전부터 한복을 입던 사람들이
조금 별나게 입었을 뿐이고, 승복은 깃과 섶 등과 많이 다르다.

더더구나 중국 복식은 우리와는 많이 다르다. 우리는 깃과 더불어 동정이 있지만 그들은
깃만 있지 동정은 보이지 않는다. 또 깃도 우리와는 다른 둥근 깃이나 차이나 컬러여서
많이 다름을 알 수 있다. 구체적인 비교를 하지 않더라도 이 하나만 가지고도 같은
계열의 옷이 아님을 알 수 있는데도 중국 옷처럼 보인다고 하는 것은 분명 편견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한복은 그저 불편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한복만
일방적으로 불편하다고 하는 것은 모순이다. 서양 양복은 여름에도 넥타이를 매는
불편함이 있지만 양복을 불편하다고 얘기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몸에 꼭 맞는 스커트를 입으면 하체가 무척이나 조이지만, 불편함이 강조되지는 않는다.
어떤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서 약간의 불편함은 드러내지 않는 게 당연한 것이 아닐까?

그런 논리로 본다면 한복에 서양 옷과 다른 기준을 적용하면 문제가 있다. 한복에도
약간의 불편함이 있을 수 있지만 오히려 서양 옷보다는 훨씬 편하고 몸에 좋은 옷인데,
굳이 외면한다는 것은 어쩌면 문화사대주의일지도 모른다.

또 한복을 입는 이유는 단순히 입기 편함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품위와 아름다움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기에 약간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할 당위성도 있지 않을까? 그만큼
품위와 아름다움을 위해서는 양보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 시대의 진정한 참살이 옷, 생활한복




▲ 생활한복에 반팔을 하면 품위가 없다. ⓒ 뉴스툰



참살이(웰빙)란 무엇일까? 많은 사람은 그저 "우아하게 잘 먹고, 잘 사는 것"이라고
말하고, 그를 위해 많은 투자를 한다. 그래서 보양식을 찾아나서고, 수십, 수백만 원을
하는 운동기구, 백만 원대의 정수기와 비데,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며, 공기 맑은 곳에
별장을 짓는다. 하지만, 그거야 넉넉한 사람들의 말이지, 서민들에겐 먼 꿈 같은
얘기다. 그리고 굳이 큰돈을 들여서 하는 참살이(웰빙)가 무슨 가치가 있을까?

큰돈 안 들이고도 진정한 참살이를 즐길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우리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참살이의 시작임을 깨달아야 한다. 그중 생활한복을 입는 일도
참살이를 우리에게 가까이하도록 하는 좋은 방법이다.

오랫동안 생활한복을 입어온 사람들은 생활한복이 정말 편한 옷이라며 한결같이
즐거운 비명이다. 이젠 서양 옷을 못 입겠다고 하는 것은 물론 서양 옷을 입는
사람들에게 답답한 옷을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입느냐며 불쌍해하기까지 한다.

어떤 사람은 생활한복은 일하면 일복, 누우면 잠옷, 외출하면 나들이옷이라는
재미있는 이야기까지 한다. 특히 운전할 때의 편안함은 따라올 옷이 없을 것이라며,
칭찬에 침이 마를 정도다. 더구나 여기에다 황토나 숯으로 염색한 생활한복이면 늘
음이온이나 원적외선과 함께 통풍이 잘 되며, 넉넉한 생활을 하게 되어 건강을
담보하는 훌륭한 의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참살이의
시작이 아닐까?

어떤 사람은 좋은 줄 알지만 용기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참살이를 하기
위해 거액을 쓰기도 하는데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큰돈 들이지 않고 구현할 수
있다면 작정하고 실천해야 할 일이다. 이제라도 생활한복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
인식을 새롭게 하며, 큰 마음을 먹고 용기를 내자. 돈이 넉넉하지 못하더라도
진정한 참살이는 가까이 있다.


"분홍색 회장 저고리/ 옷끝동 자주고름,/ 긴 치맛자락을/
살며시 치켜들고/ 치마 밑으로 하얀/ 외씨 버선이 고와라."

이 시는 한복의 아름다움, 그리고 그 색색의 천에 감춰진 여인의 고운 자태가
눈앞에 아른거리는 신석초 시인의 <고풍> 중 일부이다.



2006-03-22 18:41 ⓒ 2006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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