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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는 항암식품 - 김치를 말한다   02-11-27
지킴이   7,255
 
이번에는 된장에 이어서 또 하나의 위대한 숨쉬는 음식, 김치를 말하고자 한다. 우리가 매 끼니 대하는 음식이면서도 김치에 대한 상식을 아는 이는 드물 것이다. 이 김치가 왜 위대한 음식이 될 수 있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김치의 기원

고려시대 이규보가 쓴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 보면 <염지>라 하여 "무를 소금에 절인 음식, 겨울 내내 반찬되게 했다. "라는 글이 나온다. 여기서 <지>는 물에 담근다는 뜻으로 쓰여진 것으로 보인다.

김치란 이름은 이 <지>가 고려말기에 <저(菹)>로 변하여 쓰이다가, 조선 초기에 <딤채>가 되고, 구개음화하여 <김채>로, 다시 구개음화의 역현상에 의하여 <김치>가 된 것으로 보인다.

삼국시대를 거쳐 고려시대에 이르기까지 김치는 소금물에 담그거나 마늘, 회향 등의 향신료를 섞는 정도에 그친 것으로 짐작되며, 이것이 18세기 조선 광해군 때 고추가 전래되기 시작하면서 붉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김치에 처음으로 고추가 들어간 것은 1750 년경으로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 1766)》에 오늘날 총각김치와 흡사한 김치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여기에는 또 오이소박이를 비롯하여, 동치미·배추김치·용인오이지·겨울가지김치·전복김치·굴김치 등에 관한 설명이 나온다.

1872년경 김치의 조리·가공법을 집대성한 《임원십육지》에는 김치의 종류가 엄장채·초채(酢菜)·제채·저채(菹菜) 등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여기에는 또 젓갈을 섞는 김치인 오늘날의 섞박지가 나오는데 이것은 소금절이를 한 무에 오이·배추 등의 다른 채소, 청각채와 같은 해초, 갖은 향신료를 섞고 여기에 신맛을 덜어주는 전복껍데기 등을 넣어 버무린 다음 간을 하여 발효시킨 것이다.

이처럼 여러 단계를 거쳐 오늘날의 김치가 완성되었으며, 이후로는 채소의 품종 및 기호에 의한 첨가재료의 변화에 따른 발전이 있었을 뿐이다.

그 후 우리 민족은 매년 초겨울 일가친척의 품앗이로 김장을 하면서 전통문화의 장을 만들어 왔다. 배추, 무를 뽑고, 다듬고, 씻고, 절이고, 장독을 씻어 준비하며, 젓국을 데려 끓이고, 받치고, 양념을 장만하며, 동치미를 담는 이 수많은 준비과정을 거쳐야만 되며, 보통의 가정에서 100~150통의 배추를 담는 김장은 우리 민족의 더불어사는 문화의 한 전형이 되어왔음을 알 수 있다.

김치의 진수는 양념에 있다고들 한다. 이 양념들은 맛을 냄과 더불어 시각적 효과를 주기도 한다. 김치는 배추, 무우를 주재료로 하고, 마늘, 생강, 파, 갓, 미나리, 당근과 같은 채소들을 부재료로 하여 소금, 젓갈, 고춧가루로 간을 맞추어 시지 않도록 겨우내 잘 보관하여 두고 먹는 음식이다.

이 재료들의 대부분은 뛰어난 암예방식품으로 꼽히는 것들이다. 그러면 이런 양념들 중 소금과 고춧가루의 역할과 이 양념들과 어우러진 김치의 효능에 대해 구체적인 분석을 해 볼 필요가 있겠다.

김치를 담그는 기본은 소금에 얼마나 잘 절이냐에 달렸다. 10시간 정도를 뒤집어 가면서 정성스럽게 절인다. 적당히 절이면 부드러우면서도 오히려 씹는 맛이 구수하지만 덜 절여지면 풋내가 나고, 지나치게 절여지면 짜면서도 구수한 맛이 사라진다. 배추를 소금에 절임으로써 기후의 한계를 극복하고, 음식의 생명을 연장시키며, 미생물의 활동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소금은 김치를 저장할 때도 시래기 위에 듬뿍 뿌려 잡균을 막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고추는 원산지가 멕시코라고 한다. 이 고추를 아메리카에 이주한 사람들이 유럽에 전했지만 육류소비가 주인 유럽 사람들에게 육류의 부패를 막아주는 후추에 밀렸는데, 일본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온 고추는 김치에 적용되고, 세계 유일의 독창적 음식인 고추장을 만들어내게 되었다. 이후 우리나라의 고추는 재래종이 300여종이 될 정도로 크게 보급되었다.

김치 속에서 고춧가루의 역할을 살펴보자. 고춧가루는 젖산균의 성장을 도와 김치를 맛있게 발효시키며, 잡균을 억제한다. 또 고추의 성분 중 "캡사이틴"은 미생물 발육을 억제해 김치의 저장성을 높이는 일을 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 동물실험을 해본 결과 "캡사이틴"을 넣은 혈액암세포는 세포벽이 굳어지면서 성장을 멈췄다고 한다. 따라서 오염없는 건강한 식생활을 한다면 붉은 김치만으로도 돌연변이 암세포의 공격을 어느 정도 막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김치는 현미밥, 된장과 함께 우리의 귀중한 건강식품이며, 동시에 항암음식임을 여실히 입증하는 것이라 하겠다.

김치의 저장방법

김치의 저장방법 중 중요한 것은 옹기에 담아 땅 속에 묻는 것과 시래기와 소금을 이용하는 것이다. 시래기와 소금을 김치 위에
덮어두어 외부의 기온을 차단하고, 잡균을 막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지극히 과학적이라고 말하는 옹기다. 옹기를 플라스틱, 유리와 비교한 국립중앙과학관의 SEM현미경 촬영사진을 보면 플라스틱은 물결 모양의 치밀한 조직을 가졌고, 유리는 표면조직이 빈틈없이 매끄러운 형태를 보이고 있지만, 옹기는 곳곳에 원형조직이 보이고 있었다.

바로 이 숨구멍 역할을 하는 이 원형조직이 젖산균(유산균)이나 대장균을 억제시키는 기공(공기 중에 많음)을 끌어들여 김치를 오래 저장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한다. 김치의 상큼한 맛은 젖산과 탄산에 의해서 생기는데 이것이 지나치면 시게되며, 따라서 이 미생물들을 적당히 억제시켜야 만이 시지 않도록 하여 오래 저장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얼마나 기막힌 과학적 작품인가?

한국전쟁 당시만 해도 서구인들은 한국인은 땅에서 음식을 꺼내 먹는 미개인으로 얘기했다. 우리 민족의 위대한 저장기술-땅속 김치의 오색(五色)과 오미(五味)의 어우러짐을 모르는 소치인 것이다.

잘 익은 김치는 일반 유산균 음료보다 유산균이 100배나 더 들어 있다고 한다. 서울대의대 송인성교수에 의하면 김치의 맵고 짠 것이 위염을 일으키는 등 위에 부담을 일으킬 수는 있지만 우리 민족은 오랜 동안 위가 적응이 되어 큰 해는 없다는 견해다.

오히려 젖산이 많아 장내 생태계를 잘 유지해 줌으로써 외부에서 침입한 이질균이나 장티프스균이 장내에서 살아남아 증식해서 병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첫 번째 수문장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쥐의 콜레스테롤치의 변화를 분석한 실험에서는 콜레스테롤이 뭉쳐있는 일반 쥐에 비해 김치를 먹인 쥐군에서는 혈장이 매끄럽게 청소해져 있으며, 간에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크게는 38%까지 낮아졌다는 결과보고가 나와 있다.

이에 대해 인제대 식품영양학과의 송영선교수는 김치를 먹었을 때 변으로 지방과 답즙이 많이 분비된다고 말한다. 이 담즙은 콜레스테롤을 몸밖에 배출한다는 것이다.

영양학자들은 김치가 동물성도 아니며, 식물성도 아닌 세계 유일의 묘한 복합건강식품이라고 말하고 있다. 매끼에 김치를 먹음으로써 풍부한 비타민과 무기질(칼슘, 인 등)을 섭취하여 건강한 간장을 만들고, 대장에서는 젖산균이 음식찌꺼기와 결합하여 체내에서만 합성되는 비타민K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런 우리의 위대한 숨쉬는 음식 김치는 지방에 따라 재료와 조리법이 달라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이는 특히 고춧가루의 사용량과 젓갈 종류가 다른 것에서 기인하며, 주로 기후 차이에 따라 그 특색이 드러난다.

대체로 추운 지방에서는 고춧가루를 적게 사용하는 백김치·동치미 등이 유명하며, 다소 기후가 높은 남쪽 지방에서는 김치맛이 맵고 짠 것이 특징이다. 또한 충청 이북의 북쪽 지방에서는 새우젓·조기젓 등을 많이 쓰며, 남쪽 지방으로 갈수록 멸치젓을 많이 쓴다. 그 종류를 지방별로 나누면 다음과 같다.

지방특산 김치

① 함경도 : 생선이 많이 나는 곳이라 김치에도 생태·굴 등을 넣어 시원한 맛을 내며, 콩나물김치·쑥갓김치·함경도대구깍두기·채칼김치 등이 있다.

② 황해도 : 간이 짜지도 싱겁지도 않으며, 맑고 시원하여 충청도 음식과 비슷하다. 동치미·호박김치·갓김치·고수김치 등이 있다.

③ 평안도 : 양념이 간단하고 소금으로 간을 맞추며 육수를 사용해서 단맛을 낸다. 가지김치·영변김장김치 등이 있다.

④ 경기도 : 재료가 다양하고 먹음직한 꾸밈새가 특징이며, 용인오이지·순무짠지·꿩김치·숙김치·보쌈김치·무섞박지·무비늘김치·백김치 등이 있다.

⑤ 서울지방 : 조선시대 궁중에서부터 발달하였다고 하는 궁중김치인 고춧잎깍두기·오이소박이·장김치 등이 유명했으나, 전국 각 지방의 김치가 두루 섞여 독특성이 사라지고 있다.

⑥ 충청도 : 젓국 대신 소금으로 간을 맞추는 경우가 많으며, 박김치·파짠지·가지김치·새우젓깍두기 등이 있다.

⑦ 강원도 : 저장기간이 오래 가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고, 창란젓깍두기·채김치·동치미 등이 있다.

⑧ 전라도 : 조기젓·밴댕이젓·병어젓 등 젓국의 종류가 다양하며 향신료를 많이 쓴다. 갓쌈김치·고들빼기김치·배추포기김치·검들김치 등이 있다.

⑨ 경상도 : 멸치젓을 주로 사용하며 소금 간을 세게하여 발효가 더디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전복김치·속새김치·콩잎김치·우엉김치·부추김치 등이 있다.

⑩ 제주도 : 해산물이 풍부하여 전복김치·해물김치를 비롯한 나박김치·동지김치 등이 있다.

밥과 김치만의 식사는 빈곤과 영양결핍의 상징이었지만 이 속에는 한국전통식단의 합리성이 살아 있다.

일본의 김치라 할 수 있는 "쯔게모노"는 지금 거의 사라져가고 있지만 우리의 김치는
오히려 세계 식품영양학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크게 발전하고 있다. 즉석(인스턴트)식품을 즐긴 끝에 성인병으로 고생하는 것은 한민족 전통식품을 애용하여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것에 비해 지극히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우리의 숨쉬는 식품, 김치는 다시 한번 우리 민족의 위대함을 증명해 주고 있는 것이다.

참고 -
KBS스페셜 <우리는 무엇을 먹고 살았나?>
한메디지탈대백과사전 (한메소프트)
한국민속대사전(민족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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