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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말 찌꺼기

'니스' 빨아마시는 중학생들!   11-02-04
이윤옥   3,929
 


<니스> 빨아마시는 중학생들


니스를 상습적으로 흡입한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은 교내에서 유해물질을 흡입하고 환각상태에서 수업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광주 모 중학교 1학년 김모(13)군 등이 지난 8월부터 니스를 흡입했다. 몇몇 학생들이 먼저 시작한 뒤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기분이 좋아진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흡입에 빠져 든 학생들이 늘었다. 학생들은 "미술 시간 준비물"이라며 몇 백원을 내고 문구점에서 손쉽게 니스를 구입했다. 이들은 쉬는 시간 교내 화장실 등에 삼삼오오 몰려가 니스를 흡입했다. 일부는 환각상태에서 수업을 듣기도 했다. - 국민일보 쿠키뉴스 2010.12.3 -

본드 흡입이라는 말은 들었어도 ‘니스’ 를 흡입 한다는 말은 처음이다. 이를 흡입하면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기분이 좋아진다’니 더 확산 될까 걱정이다. 내게 있어 요즘 아이들이 빨아마신다는 ‘니스’의 추억은 단연코 반질반질한 방바닥 추억이다. 지금은 비닐 장판이 대세지만 예전에 방바닥은 종이를 바르고 그 위에 콩기름으로 문지른 뒤 ‘니스’ 칠로 마무리하면 근사한 한식 방바닥이 되었던 기억이다. 이러한 니스 칠 방바닥은 90년대 아파트에서도 종종 구경했는데 요즈음은 거의 비닐 장판이다.

일본말 ‘니스’는 대관절 그 유래가 무엇인가 궁금하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니스를 찾으니 ‘니스(<일>nisu): =바니시’라고 간단히 나와 있다. 일본국어대사전 <다이지센>에 ‘ニス =「ワニス」’와 닮은꼴이다. 니스가 궁금한 사람은 다시 바니시를 찾아가야 한다. 바로 바니시를 설명해줘도 좋을 텐데 말이다. 바니시를 보자.

<표준국어대사전>에 “바니시(varnish): 광택이 있는 투명한 피막을 형성하는 도료. 천연수지나 합성수지를 용매에 녹여 만든다. 가구나 선박, 차, 나무 따위에 바르면 용매가 휘발되면서 표면에 막이 생겨 광택을 내며, 습기를 방지한다. 보일유나 건성유로 녹인 유성 바니시, 휘발성 용매에 녹인 스피릿 바니시 따위가 있다. ‘광칠’로 순화. ≒니스02.” 라고 되어 있는데 일본어사전 ‘바니시’ 설명과 거의 같다.

문제는 일본어 발음이다. 일본어는 바니시를 ‘와니스’라고 한다. 모스크바를 ‘모스크와’로 하듯 ‘ㅂ’을 ‘ㅇ’으로 하는 습관이 있는데 ‘와니스’는 ‘바니시’의 일본제 발음이다. 와니스에서 ‘니스’만을 따서 우리가 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일본제 영어 발음은 이제 고칠 때도 되었는데 고질적으로 입에 배어서 잘 안 고쳐진다. 대표적인 것 몇 개를 들어보자. 뼁끼-페인트, 빠마-펌, 빵구-펑크, 빠꾸(차를 뒤로 몰 때)-백, 로켓또-로켓, 미싱-소잉머신(재봉틀), 공구리-콘크리트... 같은 말들이다. 이러한 말들은 요즈음 거의 원어에 가까운 발음으로 많이 고쳐지고 있다. 누가 고치래서 고치는 게 아니라 본 고장 말이 직수입되기 때문이다. 공구리, 뼁끼...를 쓰던 시대에는 외래어가 거의 일본을 경유해서 들어왔다. 따라서 원어 발음을 못하는 일본 사람들의 혀 짧은 소리를 원어발음을 잘 하는 우리가 그대로 답습했던 것이다.

광택을 내는 칠 이름인 바니시가 ‘니스’로 둔갑되어 아직도 질긴 인연으로 우리 곁에서 쓰이고 있는 사연은 이러하다. 국어사전은 니스=바니시라고 해 놓고 또다시 바니시를 찾아봐야 하는 수고를 덜도록 바로 ‘바니시’를 설명해주었으면 한다. 일본 사전처럼 하지 말고 사전 찾는 이들의 편리를 생각해서 낱말 풀이를 해달라는 말이다.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 소장 이윤옥 (59yoon@hanmail.net)


*앞으로 펴낼 <사쿠라훈민정음> 2탄 원고임. 1탄은 <아래 책 참 조>
*글을 옮길 때는 출처를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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